보금자리주택 당첨확률 높이는 청약요령
신혼부부 1순위라면 '근로자 생애최초'보다 당첨가능성 높아
서초우면·강남세곡 경쟁 치열…저축액 1800만원이상 당첨권
* 원흥 : 고양, 미사 : 하남 // 2009년 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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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사는 정아무개(38)씨는 최근 인터넷에서 보금자리주택 관련 소식을 검색해보는 것이 하루 일과 가운데 하나다. 그의 재산목록 1호인 청약저축의 납입액은 600만원. 정씨는 다달이 10만원씩 5년간 꼬박꼬박 저축한 이 청약통장을 써서 보금자리주택에 당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양값을 시세의 최대 절반까지 낮춘 보금자리주택 첫 입주자 사전예약이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무주택 수요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처음 공급되는 서울 서초 우면, 강남 세곡, 경기 고양 원흥(위 사진), 하남 미사(아래) 등 4개 지구는 뒤에 나올 다른 곳보다 입지 여건이 뛰어나 입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확정된 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 제도에 유의해 수요자들이 청약 전략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비슷한 조건을 갖춘 무주택 가구주라도 어디를 청약하는가, 어떤 공급 방식에 지원하는가에 따라서도 당락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특별공급 자격 유의해야
보금자리주택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은 청약저축 가입자, 근로자, 노부모 부양가구, 세 자녀 이상 가구, 신혼부부 등이다. 공급 방식은 특별공급, 우선공급, 일반공급으로 구분된다.
특별공급은 '근로자 생애최초 주택청약'(20%), '신혼부부'(15%), '세 자녀 이상 가구'(5%),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및 이주대책용'(10%) 등에게 전체 물량의 50%가 공급된다. 이와 별도로 우선공급은 일반공급분 중 일정 물량을 먼저 배정하는 방식인데, '노부모 부양가구'(10%), 세 자녀 이상 가구'(5%) 우선공급 두 가지가 있다.
'세 자녀 이상 가구'는 특별공급 5% 외에 추가로 5%를 우선공급하는 제도가 이번 보금자리주택부터 처음으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이번 4곳의 보금자리주택 지구에서는 '세 자녀 이상 가구'가 특별공급과 우선공급을 합쳐 총 10%의 물량을 배정받게 된다. 이때 특별공급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지만, 우선공급을 받으려면 청약저축에 가입한 지 2년이 지나야 한다.
'근로자 생애 최초 주택청약'은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주택 구입을 돕는다는 취지로 이번에 새로 마련됐다. 청약저축에 2년 이상 가입한 근로자와 자영업자로 5년 이상 소득세를 내고, 기혼(이혼자는 자녀가 있는 경우)이면서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80%(약 312만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대상이다. 이때 소득은 배우자의 소득을 합산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이번에 제도가 바뀌어 자녀를 1명 이상 두어야 신청 자격을 준다. 1순위는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6개월이 지났으면서 결혼 3년 이내에 자녀를 출산한 신혼부부다. 노부모 부양가구는 만 65살 이상인 노부모(배우자의 부모 포함)를 3년 이상 모시고 있고 청약저축에 가입한 지 2년 이상 지난 경우에 해당한다.
■ 강남권 "저축액 1800만원 당첨권"
본인이 특별공급 자격을 갖추고 있다면 그 자격으로 신청하면 된다. 그러나 특별공급 중복 청약은 안 된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이면서 근로자 생애 최초 청약에도 해당한다면 자신에게 유리한 한 쪽만 신청해야 한다. 만일 신혼부부 1순위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근로자 생애 최초 청약보다 당첨 가능성 면에서 더 유리할 전망이다. 근로자 생애 최초 청약은 대상자도 많고 100% 추첨 방식으로 당첨자를 뽑지만, 신혼부부는 자녀 수가 많은 사람이 우선하고 자녀 수가 같으면 추첨으로 선정하기 때문이다. 특별공급 대상자는 일반공급 자격을 갖추고 있을 경우 일반공급분에도 신청할 수 있다.
이번 보금자리주택 사전 예약에서 신혼부부와 근로자 특별공급분은 서초 우면 또는 강남 세곡, 고양 원흥, 하남 미사 차례로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신혼부부지만 순위가 높지 않을 경우 서초 우면과 강남 세곡은 피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반면 근로자 특별공급은 어차피 추첨 방식이므로 원하는 곳을 소신 지원하는 게 낫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수요자는 일반공급에 신청할 청약저축 가입자들이다. 현재 서울의 청약저축 1순위자만 46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에게 모두 신청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공급은 청약저축의 납입 기간과 불입 액수를 기준으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순차제' 방식이어서, 5년 이상 납입한 저축액 600만원 이상 등으로 1순차의 청약 자격이 제한될 예정이다.
따라서 일반공급은 가입 기간이 짧은 수요자일수록 1~3지망 선택이 중요해진다. 앞서 정아무개씨처럼 5년 정도 납입한 청약저축자인 경우 고양 원흥, 하남 미사지구에 지원하는 게 현실적이다. 인기가 높은 서초 우면, 강남 세곡지구는 청약저축에 최소 10년 이상 불입한 장기 가입자들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3월 판교새도시 전용 85㎡ 이하 공공분양주택 공급 때는 청약저축 1600만~2000만원 불입자가 당첨권에 들었다. 김혜현 부동산114 본부장은 "송파 위례새도시를 기다렸던 고액 가입자들이 청약에 나설 것인지가 변수인데, 상당수가 청약할 가능성이 높다"며 "강남 세곡과 서초 우면지구 85㎡의 경우 저축 불입액 1600만~1800만원 이상이 당첨권에 들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